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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메이트/독서생활10

pretty soom 2022. 12. 2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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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 세이슈 지음
창신소 펴냄
2022년 5월 10일 초판


이 책은 7마리의 반려견 이야기를 쓴 단편소설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마치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제 사례를 적어놓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소설이 다 그렇긴 하지만..)
어쩌면 인간에게 대가 없이 사랑만을 주는 존재로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마량이가 그랬고
지금의 카스와 테리가 그렇다.

전에 난 개를 키우는 집에 가서 과일 한쪽만 먹어도 비위가 상하고 집에 와서 하루 이틀 밥맛이 없을 정도로 개를 집 안에서 기르는 것에 반대했었다.
그러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마량'이라는 장모 치와와를 기르기 시작했다.
첨엔 서로 목욕도 시키겠다. 산책도 시키겠다. 똥, 오줌도 치우겠다는 둥 공약을 난발하던 애들은 어디 가고 언제부턴가 그런 일은 엄마 몫이 됐다.

반려견을 키우는 집들이 대부분 이런 절차를 밟는듯 하다.
그렇게 정이 들고 정말 내 삶의 반려동물이자 막내아들이 됐다.

그래서 난 개를 키우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이해가 되고,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이해가 된다.

이 책의 세 번째 이야기인 시바견'후타'의 내용은 반려견과 주인이 뜻하지 않게 서로를 잃었을 때 '후타'의 간절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주인 할머니는 일본 후쿠시마에 닥친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로 세상을 달리 했지만
그 아들이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끝까지 '후타'를 찾아 서로의
아픔을 껴안아 주는 과정에 관한 짧은 이야기로,
할머니를 잃고 누구도 돌보지 않아 후쿠시마 시골 마을의 떠돌이 개로 살던
후타가 할머니의 속옷 조각 냄새를 맡고 서서히 다가와
할머니 속옷 조각에 얼굴을 파묻고 낑낑대는 문장은
내 가슴속에 벌겋게 달궈진 돌멩이가 하나 얹혀지는 느낌이 들었다.


개를 위한 십계명

1
저는 10년에서 15년까지밖에 살지 못해요.
그래서 잠시라도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 너무 괴롭답니다.
저를 기르기 전에 그걸 꼭 기억해 주세요.

2
아빠가 나에게 뭘 원하는지,
내가 알 수 있게 될 대까지는
인내심이 필요해요.

3
나를 믿어 줘요.
내가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모두의 믿음이 필요하거든요.

4
오랫동안 혼을 내거나
벌이랍시고 날 가둬 두는 건 사양할게요.
다들 일이나 놀이, 친구가 있죠?
하지만 난 가족이 전부예요.

5
말을 많이 걸어 주세요.
사람의 말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나에게 말을 걸어 주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답니다.

6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나는 항상 기억하고 있답니다.

7
나를 때리기 전에 떠올려 봐요.
나는 이빨로 뼈를 쉽게 부숴 버릴 수 있어요.
하지만 난 절대 그런 짓 안 하잖아요?

8
말을 안 듣는다고, 고집을 부린다고,
요즘 게으름만 피운다고 혼내기 전에 생각해 봐요.
밥이 입에 안 맞나?
더운데 계속 밖에 있어서 컨디션이 나빠졌나?
나이가 들어서 심장이 약해졌나?
내 변화에는 뭔가 의미가 있거든요.

9
내가 나이를 먹어도 잘 돌봐 주세요.
여러분도 언젠가 나이가 들 테니까요.

10
내가 싫어하는 곳에 갈 때는 제발 같이 있어 줘요.
보고 있기 힘들다든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라 든다,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곁에 있어 주기만 해도 힘을 낼 수 있어요.
사랑해요.
그걸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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